문화적 산물 부르고뉴(Bourgogne) 포도원의 크뤼 개념

부르고뉴 지방의 중심도시 디종(Dijon)의 한 가게에서의 일이다.디종의 명물 빵을 만들어 파는 이 가게는 빵 종류만도 서른 여섯 가지나 된다. 빵을 사려다 한쪽에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두 개 다 같은 빈티지(vintage)에 같은 도멘(domaine)에서 나온 것인데 쥬브레-샹베르땡(Gevrey-Chambertin) 와인이 샹베르땡(Chambertin) 와인 보다 값이 약간 비싸게 적혀 있는 것이다.
알다시피 쥬브레-샹베르땡은 마을단위 AOC(Appellation communale)이지만 샹베르땡은 그랑 크뤼(Grand Cru)다. 가격 면에서도 마을 이름을 딴 AOC는 그랑 크뤼보다 통상 서너배 정도 아래다. 의아해서 여자 판매원에게 말하니 그녀는 곧바로 가게 책임자를 부른다. 그런데 정작 책임자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샹베르땡이나 쥬브레 샹베르땡이나 그에겐 그게 그것인 것이다.
가게를 나오면서 디종에 있는 대부분의 와인 소매상들이 부르고뉴의 AOC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현지인들이 이런 정도니 대만이나 한국, 독일의 와인 애호가들이 이러한 시스템을 잘 알고 있을 리 만무하다.

신세계 와인 메이커들이 그냥 간단히 샤르도네(chardonnay),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리슬링(riesling), 시라(syrah) 등의 품종 이름으로만 라벨 작업을 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이렇게 하면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 속 편할 테니까.

부르고뉴에는 통틀어 28개의 지역 AOC(appellation regionales), 55개의 마을 AOC(appellation communales), 562개의 프르미에 크뤼(appellation premier cru), 그리고 39개의 그랑 크뤼(appellation grand cru)가 있는데 맘 같아선 이 복잡한 체계를 이 지역에서 나는 서너 가지 포도 품종 이름만 - 알리고떼(aligote), 샤르도네(chardonnay), 삐노 누아(piont noir), 갸메(gamay) - 따서 간단히 정해 버리고 싶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처사는 오늘날의 부르고뉴 와인이 있기까지의 피나는 노력과 2천년의 기나긴 역사를 간과한 소치다. 또한 이는 입지와 토양이 달라짐에 따라 그 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성격도 달라지기 때문에 산지별 경계를 정하는 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결과 오늘날과 같은 작은 구획들로 이루어진 포도원 지도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간과하는 것이다. 그리고 포도원 이름들이 포도원의 토질이나 이 곳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딴 것이라는 이 모든 역사적 연원들을 간과한 소치인 것이다.

예를 들어 몽라쉐(Montrachet)는 민둥산을 뜻하는 mont chauve(몽 쇼브)나 mont rachaz(몽 라샤즈)에서 유래했고 까이으레(Caillerets)는 포도밭에 자갈(cailloux)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7세기에 랑그레(Langres) 수도사들이 Bertwy인지 Bertin인지 이름이 분명치 않은 어떤 사람의 밭에 포도나무를 심었다고 해서 샹베르땡(champ de Bertin)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저 유명한 샤를르마뉴(Charlemagne) 대제와 꼬르통(Corton)에 있는 그의 포도밭에서 유래한 꼬르통 쌰를르마뉴(Corton-Charlemagne)와 꽁티(Conti) 대공(大公)과 관련된 로마네꽁티(Romane-Contie)도 좋은 예다.

부르고뉴는 전 세계로 퍼전 삐노 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의 고향이며 토양과 입지를 종합한 개념인 끌리마(climat)에 대한 열정을 낳게 하였다. 이곳은 토양과 입지 중 하나만 달라지더라도 생산되는 와인이 다르다. 따라서 와인의 원산지명도 바뀐다. 대개는 와인의 질이 좋아질 수록 원산지 명칭도 더 세분된다. 요컨대 부르고뉴 AOC 체계는 피라미드 형태로 표현된다.


부르고뉴 원산지명 체계

피라미드의 맨 밑에는 부르고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그다지 큰 특징이 없는 와인들이 자리한다 : 부르고뉴(Bourgogne)라는 지역 AOC 또는 부르고뉴 꼬뜨 드 뉘(Bourgogne-Haute Cotes de Nuits) 같이 부르고뉴에다 그 하위 지역 단위명을 붙인 것들이다.



그 다음에는 질이 좀 더 나은 포도주로 55개의 마을에서 생산되는 포도주가 차지한다. 원산지명은 으레 마을이나 도시이름을 딴다 : 샹볼(Chambolle), 본(Beaune), 뽀마르(Pommard), 볼네(Volnay), 샤블리(Chablis) 등으로 아뻴라시옹 꼬뮈날(appellation communale) 또는 아뻴라시옹 빌라쥬(appellation village)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그 다음 단계는 이미 구분되어진 작은 지역 단위에서도 좀 더 세분되어 들어가는 구획(parcelle)들이 차지한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와인들은 아주 훌륭한 품질의 와인이다. 이런 경우 역시 AOC는 그 구획 이름을 동반한작은 지역 단위 이름이 된다. : 뽀마르 뤼지앙(Pommard Rugiens), 볼네 까이으레(Volnay Caillerets), 샤블리 푸르숌(Chablis Fourchaumes) 등이 이런 경우로, 라벨에 프르미에 크뤼(premier cru)라고 명시하거나 또는 Chablis Fourchaumes 밑에 "appellation premier cru controle" 라고 명시하거나 또는 Chablis Premier Cru Fourchaumes 밑에 "appellation d'origine controle" 라고 명시하기도 한다.

피라미드의 최상위에는 매우 우수한 와인이 생산되는 39개의 구역 명이 차지한다. 이러한 그랑 크뤼에는 해당 지역 단위 이름을 라벨에 함께 표시할 필요가 전혀 없다.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은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알아본다. : 샹베르땡(Chambertin), 로마네꽁티(Romane-Conti), 꼬르통(Corton), 몽라쉐(Montrachet) 등이 그것이다.

동네 이름과 크뤼 이름만 어느 정도 알면 부르고뉴 시스템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몇몇 동네에서 짖궂게 그들의 작은 지역 명 뒤에다 그 동네에 있는 유명한 크뤼 이름을 덧붙여 AOC 체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없지 않다. 예를 들면 쥬브레(Gevrey)라는 마을 이름에다 그 곳에 있는 그랑 크뤼인 샹베르땡을 붙여 쥬브레-샹베르땡을 새로이 만들지만 않아도 부르고뉴 원산지명 체계는 훨씬 단순해 질 것이다. 그런 디종의 상인들도 가격을 메기는 데 좀 덜 헷갈릴텐데..!!

 글·쟝 끌로드 라비(Jean-Claude Raby, 부르고뉴 지방 와인 석학/보르도 와인아카데미 교수)

 

르 서울 매거진에서 퍼왔습니다.

http://www.leseoul.com/winestory/wine_story_14_08.html



Bourgogne grand cru 39개..


[ Côte de Nuits ]

Gevrey-Chambertin

1. Chambertin
2. Chambertin-Clos de Béze
3. Chapelle-Chambertin
4. Charmes-Chambertin
5. Griottes-Chambertin
6. Latricières-Chambertin
7. Mazis-Chambertin
8. Mazoyères-Chambertin
9. Ruchottes-Chambertin

Morey-Saint-Denis

10. Bonnes Mares
11. Clos de la Roche
12. Clos de Tart
13. Clos des Lambrays
14. Clos Saint-Denis

Chambolle-Musigny

(10. Bonnes Mares)
15. Musigny (red,white)

Vougeot

16. Clos de Vougeot

Flagey-Echezeaux

17. Echézeaux
18. Grands-Echézeaux

Vosne-Romanée

19. La Romanée
20. La Tache
21. Richebourg
22. Romanée-Conti
23. Romanée-Saint-Vivant,
24. La Grande-Rue


[ Côte de Beaune ]

Aloxe-Corton/Ladoix-Serrigny/Pernard-Vergelesse

25. Corton (red,white)
26. Corton-Charlemagne (white)
27. Charlemagne (white)

Puligny-Montrachet/Chassagne-Montrachet

28. Batard-Montrachet (white)
29. Bienvenues-Batard-Montrachet (white)
30. Chevalier-Montrachet (white)
31. Criots-Batard-Montrachet (white)
32. Le Montrachet (white)


[ Chablis ]

33. Blanchot (white)
34. Bougros (white)
35. Les Clos (white)
36. Grenouilles (white)
37. Preuses (white)
38. Valmur (white)
39. Vaudesirs (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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